#영어 못 하는 초등 5학년 아들과 중국으로!
해외 국제학교를 입학하려면 영어를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할까요? 이제 우리나라 한국은 아이들 중에 영어 못하는 아이 찾아보기가 힘든다지요. 지금 16살이 된 우리 큰 아들은 12살 초등 5학년이던 시절 그 영어 잘 못하는 아이 중 하나였습니다. 웬만하면 보낸다는 영어학원 한 번 간 적이 없고, 그 흔하다는 #영어학습지, #방문영어, #온라인 영어도 한 번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들을 데리고, 그리고 그 동생 둘과 함께 5년 전에 갑작스레 온 가족이 낯선 땅 중국으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초등 5학년 큰 아들에겐 엄마와 친구들과 함께 1년 정도 같이 배운 기초 영어가 전부였습니다.
한국에서 영어 준비의 과정과 초등 5학년 영어 수준
- #엄마표 영어/ 학교 영어
아이에게 영어를 일찍부터 시키지 않는 저는 오히려 어려서부터 #윤선생영어를 하며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상도 받으며 어깨에 힘 좀 주었던 #영어 조기 교육 수혜자입니다. 정말, 어려서 저는 제가 언어영재인 줄 알았더랬지요. 하하하.. 그런데 다 크고 보니, 저에게 영어는 시험성적을 도와주는 도구였을 뿐, 어느덧, 저는 영어라고는 참으로 쓸 일이 별로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좀 더 솔직해져 볼까요? 어려서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던 저는 점점 크면서 어려워지는 어휘와 문법, 그리고 부족한 실전 말하기 경험과 실제 외국인과의 소통 경험 등등의 이유로, 대학시절에도 순수 국내파로서 영어로 어깨 힘은 줄 수 있을지언정, 말해야 하는 상황만 되면 벌렁이며 떨리는 심장 때문에 영어를 즐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첫 아이를 낳고 생각했지요. 조기 교육을 시키지 않겠다. 어려서의 자신감은 커서 점점 방해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니 못 해도 돼. 실수를 통해 배워. 이런 말들이 저에게는 핑계가 되는 거였지요.. 특히나, '내가 너한테 쏟는 돈과 정성이 얼만데!' 하는 말을 부모님으로부터 듣게 될까 봐 즐겁게 배울 수가 없었던 괴로운 경험이 이런 결심을 하게 하였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3학년이 되자 영어를 정규과목으로 배우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때 맞춰 시작했습니다. 3학년쯤 되면, #알파벳 정도는 금방 배웁니다. 3살 아기에게 하듯 알파벳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려고 하루종일 알파벳송 틀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학습능력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책상에 같이 앉아서 재밌게 설명해 주면 훨씬 빠릅니다. 그러고 나서 #파닉스학습용 Reader's books를 꾸준히 같이 읽으면서 sightwords를 익혔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 가족이 해외로 이사가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다음으로 뭘 했을까요? 하루 단어 20개 암기? 이런 건 엄두도 내지 않았어요. 초등학교 기초 문법책을 시작했습니다. 문법을 가르치다니 망한 거 아니냐고요? 저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문법을 가르칠 때, 동명사, 시제, 조동사, 태 이런 문법 용어를 가르치는 순간 망하는 겁니다. 제 또래 분들은 다들 치를 떠시죠? 성문종합영어, 맨투맨기본영어... 이런 거 치우고요~~ 문법책으로 아이를 가르칠 때 주의할 것은 #어순 감각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당연히 틀리게 말할 수 있고, 틀리게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 처음 배우실 때, like, at the playground, to play, I, with, my, friends는 깜지(종이가 새까맣게 될 때까지 단어를 반복해 쓰는 것)하면서 외웠지만, 막상 어느 순서로 말하는지는 모르시지 않았나요? 우리는 어느 순서로 말하는 지를 배우기 위해 또다시 to부정사, 동명사, 전치사, 소유대명사, 정관사를 배워야 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용어 없이 배우는 게 핵심입니다.
-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공부하기
그러고 나서, 엄마랑 둘이만 공부하는 건 좀 심심한 거 같아, 주위에 친한 친구 두 명을 꼬셨습니다. 학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영어와 수학을 같이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이미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그 친구 어머니들이 어떻게 기억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나름 열심히, 그리고 잘 가르쳤다고 자신합니다. 이미, 그 두 친구는 다른 학원에서 단어 외우기, 시험 치기 등의 기존 방식으로 공부하던 친구들이었고, 우리 아들은 그런 경험이 하나도 없는 아이였지요. 한창 엉덩이가 가벼운 아들 셋을 가르치기 위해 저는 재미를 선택했습니다. 교재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Zootopia'의 내용을 동화책 형태로 제작한 초급자용 교재였습니다. 내용은 이미 아는 것이라 친숙했고, 어휘는 초급자용으로 대체된 것이라 어렵지 않았습니다. 먼저 영어로만 읽고 내용을 같이 추리한 후, 문장을 다시 읽으며 어순을 설명하고, 책을 덮은 후 내용을 배운 어휘를 적용하여 떠듬떠듬이라도 말해보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거기에 정기적으로 노래도 준비했습니다.
- 좋아하는 게임 삽입곡 따라 부르기
이 시절 아들과 친구들이 무지하게 좋아했던 컴퓨터 게임이 있었는데 게임명이 "언더테일(UNDERTALE)"이었습니다. 이 게임에 나오는 브금('background music'를 이런 식으로 부르더라고요.. 우리 초딩들....)의 멜로디를 기초로 유튜브에서는 해외 게임팬들이 만들어 올리는 게임 헌정 노래들이 있었습니다. 이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한 노래의 가사를 다 받아써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물론, 노래 내용은 좀 과격하고, 나오는 어휘도 어렵고, 폭력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게임노래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노래를 알려주었어요. 초등 초급영어 학습자들이 배우기엔 매우 빠른 건 덤이었지만,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따라 부르더군요.. 열심히 연습하더니 아예 노래를 통째로 외워버렸습니다. 그러기를 약 1년, 갑자기 우리 가족의 중국행이 결정되었습니다. 아빠가 해외 주재원으로 일하게 되었거든요.
- 국제학교 #입학테스트 결과
그럼, 이 정도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초등 5학년 남자아이가 갑자기 해외 국제학교로 가서 입학 테스트를 했을 때 잘했냐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연히 아니지요. 국제학교에서 5학년 아이들이 어느 수준의 영어를 구사해야 학교에서 하는 영어, 사회, 수학, 과학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국제학교 5학년쯤 되면, 사회에서는 세계 4대 문명을 배우기 시작한다는 걸 감안하면 말입니다. 저희 아들의 적나라한 테스트 결과를 공개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에 실망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었지요. 이제 할 일은 영어로 전 과목을 학습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빨리 전체적인 영어 능력을 끌어올리느냐 하는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IB학교들은 대부분 5학년에서 초등부가 끝나고 6학년부터는 중등 과정에 해당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의 차이는 크잖아요? 큰 아들이 입학한 국제학교는 ESL 과정을 아예 정규학년 외로 2개 반으로 편성하여 두었고, 큰 아이는 그나마 상위반인 ESL2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두 달 뒤 5학년 1학기 정규반으로 옮겨 정규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있어도 영어를 편안하고 능숙하게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정도이거나, 학원을 다녔어도 한국식 교육방식으로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배우던 아이들은 해외 국제학교로 나오게 되면 모두 초기에 힘든 적응의 시기를 거칩니다. 또, 외국에서 자랐더라도, 집에서는 한국어만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4학년~5학년쯤에는 말하기의 문제가 아니라 쓰기의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학문적인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학문적인 글쓰기와 말하기는 그전의 유아용 말하기나 쓰기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